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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음악

Isaac Hayes - Walk on By

보통 아이작 헤이즈하면 다들 이 사람을 떠올릴겁니다.




사우스 파크의 음탕한 흑인 멘토 아저씨 쉐프요. 


나름 꽤 인기 캐릭터였죠. 사이언톨로지교 때문에 별로 안 좋게 떠난데다 결국 아이작 헤이스가 사망하면서 영원히 돌아오지 못하게 되버렸지만... 아무튼 쉐프 이야기 하려는게 아니라 쉐프 성우인 아이작 헤이스에 대해 이야기 하려고....


이 쉐프라는 캐릭터는 아이작 헤이스에 기반에 둔 캐릭터라는건 다들 아시겠지만 아이작 헤이스의 '어떤' 모습을 기반으로 했는지 아는 분은 드물겁니다. 한국에서는 아이작 헤이스 음악은 마이너니깐요. (쑻) 


일단 전성기 시절 그가 속해있던 스택스 레코드에 대해 설명을 해야될것 같군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모타운 레코드 (마빈 게이나 스티비 원더가 있죠.)와 달리 스택스 레코드는 여러모로 '원초적'이다 할 이미지로 유명했는데 오티스 레딩, 블루스로 유명했던 부커 T 존슨, 후일 아레사 프랭클린 프로듀싱으로 전설로 남게된 제리 웩슬러 등 여러 뮤지션들이 있죠. 아이작 헤이스는 여러 선배들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흑인 음악의 퇴폐적인 기운을 적극적으로 불어넣은 뮤지션 중 하나입니다. 그것도 가장 명시적이고 적극적으로요.




이는 명작곡자 버트 바카락의 곡을 커버한 'Walk on By'라는 곡과 이 곡이 실린 데뷔 앨범 [Hot Buttered Soul] 들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와와 기타가 리드하고 고딕풍의 중후한 오케스트라와 'Hot Buttered Soul'한 목소리의 아이작의 보컬이 돋보이는 이 곡은 청자를 거의 12분 동안 끈적하면서도 매혹적인 디스토피아 풍경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이런 대곡들이 빠질수 있는 무절제한 낭비 대신 치밀한 계산들로 세워져 있으며, 음 하나하나가 낭비되지 않은 흑인 데카당스의 절정이라 할만합니다. 앨범 수록곡들이 길긴 하지만 잼처럼 즉흥적인 자유로움이 아니라 정교한 설계된 오페라적인 거창함으로 꽉꽉 채워져 있다는게 재미있습니다. '프로그레시브'하다고도 말할수 있겠죠.



이런 데카당스한 감수성은 사이키델릭이 득세하고 (하지만 딱 이 앨범이 나왔던 1969년에 정점을 맞이하고 그 뒤론 몰락합니다.) 베트남 전쟁과 흑인 민권 운동이 치열했지만 점점 지쳐가고 개인적인 세계로 도피하던 6말 7초 미국하고도 관련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세계로 도피하고 있다는 것은 이 앨범 곡들 가사를 살펴보면 아실수 있을거고 (사회와 상관없이 대부분 실연에 대한 곡들입니다.) 흑인 민권 운동은 아이작 헤이스의 자신을 포지셔닝하는 부분과 연관 있습니다. 잘 이해가 가지 않으신다면 벌거벗은채 금체인을 주렁주렁 단 그의 외양이 곧 흑인들의 섹시함과 나아가 흑인의 당당함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됬다는 걸 생각해보시길. 일종의 자신감 표출이였던거죠. 


이런 전략은 당시 백인들에게도 꽤나 먹혀들었는지 데뷔 앨범부터 Joy까지 꾸준하게 인기를 끌었습니다. 히트한 흑인 익스플로이테이션 영화 [샤프트] 사운드트랙은 그 정점이였고요. 지금은 역으로 차별의 이미지가 된 것 같지만 여튼 아이작 헤이스는 섹스 킹이라고 불리며 사회적인 돌풍을 일으켰던 선배 제임스 브라운의 뒤를 충실히 이었습니다. 게다가 JB처럼 애도 정말 많이 낳았어 사팍의 쉐프는 이런 시대상과 아이콘을 궤뚫고 있는 캐릭터라고도 볼 수 있을겁니다.


생물학적인 자식 뿐만이 아니라 음악적인 자식도 정말 많아서 프린스, 레니 크라비츠, 카녜 웨스트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하고 같이 들어보시면 아! 하실겁니다.)  심지어 백인 애들인 헨리 롤린스나 포티쉐드도 추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음악이 그렇듯이 이런 지식들이 없어도 13분동안 이어지는 사이키델릭 바이브로 꽉꽉 들어찬 오케스트라 소울 세션을 듣는건 인생에서 꼭 해볼만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